요즘 날씨는 두 가지이다.
비가 와서 습하고 덥거나, 비가 안 와서 강렬한 태양이 따갑고 덥거나.
이런 날에는 광화문 미진 같은 곳에서 시원한 음식을 먹는 것도 방법이 되겠으나, 변태 같은 한국인은 뜨~~끈한 것을 먹어주면서, 몸의 열을 강제적으로 올렸다가 식히는 '이열치열'도 매우 좋아한다.
광화문 미진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유명해, 리뷰하기 민망한 집. 명동교자이다.
주소 : 서울 중구 명동10길 10 명동교자 분점 [ 주차대수 : X, 명동에서.. 차를? ]
번호 : 0507-1443-3525
[명동 교자 소개글]
1966년 창업 이후 명동에서 본점과 분점, 이태원에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칼국수 전문 음식점입니다.
명동교자는 창업 이래 '음식의 맛은 정성이 과학을 앞선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하여 가격에 상관없이 최고의 음식 재료, 신선한 음식재료만을 매일매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남은 음식은 100% 완전히 폐기합니다.
칼국수, 만두, 비빔국수, 콩국수를 드실 수 있으시고, 만두만 포장가능합니다.
놀라움과 당혹.
명동 교자를 처음 먹고 느꼈던 감정이다. 이름은 익히 들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기 전에는 전혀 먹어보지 못했다가 맛잘알 선배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처음 먹어보고 3가지 측면에서 놀라움과 당혹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1) 이 더위에?
이제 여름과 겨울만이 있는 지옥 불반도에서, 더위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고 있다. 그 연령대나 직업도 다양해 보인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겠지만, 보양식도 아닌 뜨거운 음식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심지어 본점도 아니고 자리가 많은 분점까지!
이마저도 높은 회전율을 위해 선불 결제 및 AI 로봇까지 쓰면서, 최대한 회전율을 높이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다.
2) 혼돈과 카오스. 그리고 조화
처음에 먹을 때, 살짝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이것도 리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부족한 어휘력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기 국수의 맛이 나다가도 얼핏 묵직한 짬뽕의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일산 닭칼국수를 먹다가 갑자기 부산의 완당을 먹는 느낌이 든다. 닭고기 육수에서는 소고기의 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한식을 먹는 느낌이 들다가, 강한 마늘향이 일본 라멘을 먹는 느낌을 준다.
약간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지만, 정말 다양한 맛을 느끼는 착각이 든다.
정말 신기한 점은 이 모든 맛들이 '명동교자'라는 하나의 이름아래에서 조화롭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3) 정말 찐하구먼!
맛이 정말 진하다. 육수의 색을 봐서도 알겠지만, 걸쭉한 종류의 육수이다.
위에서 말한 조화가 더 대단한 것은 각 맛의 개성이 정말 강하고 진하다는 것이다. 고기냄새도 진하고, 마늘냄새도 진하다. 그 외 향신료 냄새가 정말 진해서, 먹다 보면 칼국수를 먹는 게 아니라 하나의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다.
생각이상으로 강렬한 맛이 놀라움을 주지만, 자극적이라기보다는 긴 여운을 남기는 기분 좋은 '찐함'을 느끼게 해 준다.
**물론, 입냄새는 조심하길 바란다.
이번 8월만 잘 넘기면 캐리어 선생님의 시대가 끝나고, 온난화 주범 테리스트 캐리어 놈의 시대가 올 것이다.
가을과 겨어어어우우우울에 먹는 명동 교자의 맛도 좋겠지만, 이번 8월에 한 번 더 명동교자를 먹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가려면 살짝 마음을 먹고 가야 하지...)
'명동교자 분점'이라는 공간에 대한 리뷰는 다음과 같다.
*이제부터 이런 맛이 있다! 이것은 칼국수인가? 고기 국수인가? 완당인가? 짬뽕인가? 네~ 명동교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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