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콩국수를 좋아한다.
국물은 걸쭉한 편이 좋으며, 기본 간은 안 돼있으며 소금이 맛있어서 내가 소금을 듬뿍 쳐 넣는 것을 좋아한다.
국수에 있어서 메밀 다음으로 좋아하지만, 그리 많이 먹는 음식은 아니다.
사실 못 먹는다는 말이 더 맞는게, 요즘 좋은 콩국수집이 많이 사라졌거나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한 콩국수 집에 대한 얘기를 듣고 항상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집이 있었다.
바로 여의도의 '진주집'이다. #맛 있지만, #비싸고 #예의 없는 주인장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집이었다.
얼마나 맛있길래 그런 수식어가 있음에도 방문할지 궁금하던 차에, 직장 선배님들과 방문해볼 기회가 있어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하였다.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6길 33 지하 1층 [ 주차대수 : 가능(상세 미상), 자차 추천하지 않음]
번호 : 02-780-6108
진주집의 위치는 여의도 백화점 지하에 있어, 점심시간에 방문하기에 차량으로 가기에는 매우 혼잡했다.
교통량도 많지만, 여의도 직장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좁을 길들을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들어간 지하는 진주집 줄로 꽉 채워져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줄이 서너 번은 꼬여서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고, 반대편 블록에서 시작한 줄이 진주집 입구에 도착할 때쯤, 인근 호실까지 인수한 진주집'들'의 빈자리로 기계적으로 안내된다.
진주집에 대해서, 내가 들은 수식어들을 기준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맛이 있는가?
맛있다. 찐한 걸쭉함과 맑은 콩국의 중간 정도인데, 어중간하기보다는 그 중간 사이에 줄을 잘탄듯한 맛이다. 어떤 형태를 좋아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나오는데, 추가로 소금 간도 가능하다고 한다.(소금 안주길래 그냥 먹었는데, 나중에 알았는데 달라고 하면 준다고 한다.)
맛집의 기준인 김치가 괜찮아서, 김치로 간을 조절하면서 알 맞게 먹을 수 있었다.
소금간이 아예 안되있는 심심한 콩국수를 원한다면, 조금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원래 소금을 많이 치는 편이라 괜찮았지만, 기본 간이 조금 있는 것이 선택의 폭을 줄이는 느낌이다.
같이 간 분 중에 비빔국수를 시키신 분도 있는데, 콩국수와 동일한 면에 비빔장을 비벼서 준다. 이 맛도 나쁘지 않아서 나중에는 비빔국수를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은근히 비빔국수 먹는 분도 많이 보였다.
비싼가?
전혀. 난 또 18천원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국수에 13천 원을 투자하기에 비싸다고 느낄 순 있어도, 요즘 콩국수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전부터 짜장면 5천 원, 냉명 5~7천 원 하던 시절부터 8천 원이 넘던 콩국수이다. 요즘 콩국수 싼 곳은 1만 원이고, 12~15천 원짜리 콩국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직장가, 특히 그 중에서도 제일이라는 여의도 식당 물가를 생각한다면, 비싸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아마 콩국수 자체가 가성비가 훌륭하지는 않은 음식이다 보니, 굳혀진 인식인가 보다. 여의도 근무 경험자의 말로 진주집도 단가 인상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어느 시점에서 물가 선반영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시절이 있던 게 아닐까.
예의 없는가?
이건 모르겠다. 소문의 여 주인장과 그 딸을 볼 수조차 없었다. 줄 서다가 정신없이 들어가서, 정신없이 주문하고, 정신없이 먹다가 나온다. 아마 돈을 많이 벌면서, 자주 방문하던 손님들은 주인장이 거만해졌고 그에 대한 불만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쯤 되면 직원들로 운영하지 않을까? 내가 본관(?)이 아닌 다른 곳에 앉아서 못 본 것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만, 이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집인지는 약간 의문이다. 여의도 직장가에서 쏟아지는 직장인의 수요와 브랜드 네이밍 효과를 보는 곳이 아닐까 한다. 이 정도의 콩국수 맛집은 여의도 밖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맛에 비해 명성이 부풀려진 느낌이다. 여의도에서 국수 맛집이 생각날 때, 가격이나 맛에서 다른 대체제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진주집을 나왔다.
'진주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리뷰는 다음과 같다.
*여러 측면에서 소문보다 나았던 진주집. 하지만 여의도 특수가 있는 것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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