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2월 제주여행의 마지막 4일 차 리뷰이다.
* 일자별로 올리는 이번 리뷰 특성상, 각 장소 별로 매번 작성하고자 한다.
* 각 일자별 리뷰 앞에는 일정표와 예산을 정리해서 적어둘 예정이다.
* 해당 표는 비싸진 21년 겨울 제주도의 물가와 4인 가족 기준이므로 감안하여 참고하길 바란다.
* 기본적으로 2인과 4인 가격의 차이는 2배 이상인 점과 못 해 드린 부모님의 환갑 기념과 아버지의 정년 퇴임 기념을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한 여행인지라, 오버 페이를 한 점도 고려하고 봐주시길 바란다.
제주도 여행 4일 차(21일) 제주 힐링의 대명사 서북쪽 맛보기
* 구글 지도를 이용한 여행지도 만들기를 모르시는 분은 1일 차 리뷰를 참조부탁드립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드디어 일이 터졌다.
말 그대로 일이 터지기 시작했다. 일어나자마자, 고객사한테 미친 듯이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영업직의 숙명이지만, 가족 여행까지 이렇게 되니 참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주 운전수인 내가 발이 묶이니 일정에 약간의 차질이 있었다.
그런 사정으로 오히려, 갈 생각이 없었던, 제주 서쪽을 약간이나마 즐길 수 있는 일정을 보낼 수 있었다.
[한줄평] 성산일출봉 : 걸어서 가는 제주 동쪽 끝. 가볍게 갈 수 있지만, 가볍게 올라 갈 수 없을 수도.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 [주차대수 : 버스 전용 제외 시 200여대 이상. 전기 충전소 5대. 자리 경쟁 치열함.]
번호 : 064-783-0959
성산 일출봉은 제주도 여행 계획에서 가볍게 넣을 수 있는 관광 명소이다.
추가적인 이동 수단(배)이 없는 한, 제주도에서 차로 갈 수 있는 동쪽의 끝으로,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멋진 풍경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지로서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먼저 오르는 난이도는 낮으나, 나약한 현대인이 말할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높은 경사도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물론, 잘 닦여있는 등산로 계단과 곳곳에 있는 휴식처는 웬만하면 오를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간혹 "성산 일출봉 낮아. 별거 없어"라는 말에 그냥 오르다가 이도 저도 못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내려오는 사람이 가끔 있다고 한다.
아버지도 오랜 직장 생활 끝에 얻으신 허리 디스크가 있음에도, 호기롭게 오르셨다가 마지막에 굉장히 힘들어 하셨다.(물론, 형의 에스코트 덕에 끝까지 오르실 수 있었다.)
두번째로 더 나은 선택지들이 있다. 성산 일출봉은 물론 의미 있는 장소이나, 관광 명소로서는 기펜재에 가깝다. 제주 동부 여행 일정이 애매하게 남을 경우에 방문하기에 좋은 정도이다. 시간이 조금 더 넉넉하다면, 차라리 우도를 한 번 들어가는 게 나아 보인다.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빛의 벙커나 비자림 아니면 동북부의 해변도 좋은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안 좋은 의미에서의 국소 관광지화가 완료된 곳이다. 나와 형, 그리고 주변 지인의 공통된 의견으로 성산일출봉 인근의 식당은 80% 이상의 확률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맛집으로 인정했던 집마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 것을 목격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성산 일출봉 내려와서 먹은 라면이 그 일대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라고 한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물론, 마지막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며, 분명 내가 알아보지 못한 맛집이 있을 수 있다.
성산 일출봉은 한번 쯤은 꼭 갈만한 곳이며, 분명 오르는 맛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다음 제주도 여행 때, 내게 성산 일출봉을 갈 기회가 생겨도 갈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최근 제주도 여행 두번 모두 성산일출봉을 갔다. (바로 그것이 기펜재의 위험함이다. 치코리타를 뽑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다른 곳을 갈까 했지만 아침부터 업무 연락이 너무 와서,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느라 숙소에서 출발이 늦어져서 일정이 약간 변경되었다. 어찌 되었든 제주 동부에서 갈만한 곳 중에 한 곳임에는 틀림없는 곳이다.
[한줄평] 고이정(고기맛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 : 주연 고기와 조연 소스의 조합이 빛나는 무대(*입장료 있음)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6 [주차대수 : 5대 +a 반대편 한담 유료주차장 무료 지원(20대 ~30대)]
번호 : 0507-1350-0401
성산 일출봉에서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단백질을 보충해주기로 했다.
순간적으로 여러 후보가 나왔는데, 그중에 형의 친구가 제주 애월 2달 살기 할 때, 자주 갔다는 고깃집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이 결정에는 제주 서쪽인 애월 쪽에 대한 로망이 있던 어머니의 주장이 컸다.(다음에 어머니 모시고 제주 애월 쪽 따로 돌아야겠다.)
그렇게 해서, 제주 동쪽 끝에서 서쪽으로 제주도를 횡단하는 미친 동선이 완성 되었다. 1시간가량 제주도의 도로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주문은 4인 흑돼지 근고기 세트(당시 89천원)에 흑돼지 근고기 400g 추가(당시 21천 원, 런치가(정상가 42천 원))를 하였다.
고기 맛은 아주 맛있었다. 두툼한 고기 특유의 육즙이 아주 훌륭했고, 보통 말하는 돼지고기 잡내가 없었다. 불판에 올려져있는 것도 장의 일종인데, 멸치 액젓을 베이스로 한 것으로 들었던 것 같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워낙 정신없이 먹었었다.) 간장 베이스부터 액젓 베이스 양념장까지 고기와 잘 어울리어, 고기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느낌이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조금 비싸다. 11만 원에 4인이 점심을 고기로 해결했다면, 아주 훌륭한 점심식사이긴 하나, 그것은 배불리 먹었을 때다. 형과 내가 대식가이긴 하나, 부모님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시는 것을 고려할 때, 4인 기준 평균 식사량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양이 매우 충분하지 않았다.
(애월에서 2달 살기 했다는 형이 비교적 돈이 있는 집이라는 것을 간과했었다. 여기를 자주 갔다니...)
그래도 카페와 여러가지 부식거리(버거리, 몬스터 살롱, 피즈 애월 등)만이 넘치는 애월 해변가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는 점에서 다음에도 방문 의사가 있는 곳이었다. 결론적으로 맛있게 먹긴 했고, 요즘 식사 물가가 워낙 오르고 있다 보니, 사실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한줄평] 지금 이순간 :올레길 15코스 최고의 주차장경치를 샀더니 맛있는 차가 서비스로 나와요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15-1 [주차대수 : 30대 +a]
번호 : 0507-1395-1803
고이정에서 제주 애월 카페거리 방향 쪽으로 살짝 들어가면 있는 카페 겸 펜션이다.
애월 쪽이 주차장이 좁거나 유료인 경우가 많은데, 지금 이 순간에서 커피를 마시면 (2시간) 무료 주차이기 때문에 많이들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카페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다. 시그니처 메뉴가 특별한 것도 아니며, 커피가 특별히 맛있거나 싸지도 않다.(백야 아인슈페너가 있긴 한데, 평범하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차 종류가 꽤 있고, 맛이 괜찮아서 좋았다. 날씨가 쌀쌀할 때 갔다면, 커피보다는 차를 시켜보기를 추천한다.
전 직장에서 카페 영업을 했다 보니, 이런 종류 카페 대부분에 있어서 자주 보았던 리뷰 키워드가 있다.
긍정적으로는 #뷰 맛집 #주차가 편해요 #인테리어가 이뻐요 등이 있다면,
부정적으로는 #불친절 #날벌레 #비싸요 등등이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정확히 이런 카페이다. 좋은 관광지 옆에 넓은 주차장과 이쁜 카페 인테리어가 있고, 바쁜 관광지다 보니 약간 비싼 물가에 (바빠서) 불친절하다고 느껴지는 카페 주인(혹은 아르바이트생)이 있는, 그런 곳의 정석이다.
물론, 지금 이 순간의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수준이다. 불친절함의 기준은 개인이나 상황마다 다르긴 한데, 크게 문제가 될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통 동네 카페에서 제공되는 물질적, 정서적 '서비스'를 요구할 순 없다. 실제로 카페 사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관광지 장사할 때, 그런 것을 들어주다 보면 그 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와 별개로, 확실히 지금 이순간 카페의 위치는 매우 좋다. 2층에서 바다를 보면서, 멋진 인테리어와 함께 즐겨도 좋지만, 테이크 아웃 잔을 들고 잠깐 올레길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애월 쪽에 이런 장소가 많다지만, 나중에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한줄평] 선물고팡 제주 공항점 : 위치, 가격, 서비스까지 니즈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관광 선물 숍
주소 :제주 제주시 월성로 15 선물고팡 제주공항점
번호 : 064-805-3169
지금 이 순간에서 잠깐 산책을 즐긴 후에 나는 홀로 1시간 정도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나머지 가족들은 느긋하게 시간을 더 보내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여행의 가장 중요한 일정이 남았으니, 그것은 바로 '선물 사기'였다.
렌터카 시간이 조금 촉박해서, 바로 렌트카 반납을 하고 공항으로 오는 바람에 선물을 미쳐 사지 못한 상태였다.
공항에서 수하물을 먼저 등록하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선물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수하물을 등록하는 곳 옆에 선물샵이 있었지만, 시장에서 눈여겨보던 것에 비해 동일 상품이 3배~10배가량 비싼 미친 물가를 자랑하고 있었다.(탑승 수속을 마치고 안에서 볼 수 있는 가게도 마찬가지이다.)
미친 듯이 웹서핑을 한 결과, 버스를 타고 제주 공항 인근에 있는 선물 고팡 제주공항점을 방문하였다.
일반적인 제주도 선물가게 수준인 이곳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훌륭한 위치 선정과 공항 접근성
일단 제주공항에서 버스 한 번으로 갈 수 있는 곳에 있다. 여기서 조금 추가적인 팁을 말하자면, SK 렌터카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SK 렌터카에서는 제주공항과 정기 셔틀버스가 있다. 여기까지만 설명한다.) 주차할 공간도 있고, 시기에 따라서 공항 샌딩 서비스도(예약제) 제공한다고 한다.(물론, 5시쯤 마감하는 것 같았다.) 일정 내내 선물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마지막에 들려서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2)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
먼저, 무난한 제주도 선물들 자체가 가성비가 훌륭하지는 않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설정된 물가라는 것이 있고, 선물 고팡은 그 수준을 잘 지킨다. 그런 와중에도 샌딩이나 픽업 서비스가 일부나마 제공된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택배 서비스도 있기 때문에, 짐이 많다면 현장에서 고르고 택배로 부쳐도 될뿐더러, 얼마를 사더라도 박스로 포장해주기 때문에, 위탁 수하물에 여유가 된다면, 선물을 박스 포장해달라고 해서 가져가도 좋다.
3) 다양한 상품 구성
조금 특별한 선물부터, '애매한 사이'를 위한 선물까지 그 구성이 다양하다. 선물샵 자체 크기는 크지 않은데, 작은 공간 안에 꽉꽉 채워져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직장 동료 용으로 3x4개 묶음 제주 크런치(1만 원)나 3x3개 묶음 초콜릿을 샀다. (1만 원에 무려 9~12명이 해결되는 놀라운 구성! 나중에 공항에서 보니까 크런치나 초콜릿 한 박스에 5천 원에서 1만 원까지 받고 있었다. 최대 12배가 비싼 것이다.) 이외에도 소품이나, 기념품도 2층에서 팔고 있으니, 가서 고르는 맛이 있다.
그렇게 선물 고팡에서 성공적인 선물 쇼핑을 마치고, 다시 제주공항으로 돌아와 간단한 식사를 하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하였다.
(한줄평) 제주 공항 푸드코트(아워홈 푸디움) : 김포공항 푸드코트에서 크게 실망해서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공항 물가를 고려한다면, 합격점을 줄 수 있는 가성비에 맛도 괜찮은 수준. 탑승 전 시간이 애매하다면, 김포에서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가고 제주에서는 푸디움을 갈 거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는 짐이 늘었기 때문에, 큰 택시가 필요했고, 당시에 넥스트 프로모션과 토스 페이 결제 이벤트를 이용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갈 때, 일반 택시 23,500원, 올 때 타다 넥스트 9,300원)
(한줄평) 타다 넥스트 : 스타리아의 편리함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이번에는 이벤트라 탄 것도 있지만, 나중에 또 공항에서 짐 많을 때, 1순위로 생각날 것 같은 서비스이다.
성공적인 겨울 가족 여행을 마치며,
이로써 21년 겨울 가족 여행의 리뷰가 끝났다.
여러모로 준비 과정에서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은 여행이었지만, 꽤나 성공적인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돈으로 메꾼듯한 느낌은 들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이 정도의 만족감을 주는 국내 여행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 홀로 여행에서부터 가족 여행까지, 그냥 확 떠나고 싶은 날에는 제주도로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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